무를 칼로 자를 때를 떠올려보세요. 무를 눕혀서 수평으로 자르면 동그란 원 모양의 단면이 나오고, 비스듬히 기울여 자르면 길쭉한 타원 모양이 나와요. 이렇게 입체도형을 평면으로 잘랐을 때 잘린 자리에 나타나는 도형을 단면이라고 해요. 같은 입체도형이라도 어디를, 어떤 각도로 자르느냐에 따라 단면의 모양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게 이 주제의 핵심이에요.
가장 재미있는 예는 원뿔이에요. 원뿔을 밑면과 평행하게 자르면 항상 원이 나와요. 살짝 기울여서 자르면 타원이 되고, 기울기를 더 키워서 원뿔의 옆면(모선)과 딱 평행해지는 순간 잘린 단면은 양 끝이 열린 포물선 모양이 돼요. 그보다 더 가파르게, 거의 수직에 가깝게 자르면 위아래로 이어 붙인 두 원뿔(쌍원뿔)에서 각각 조각이 하나씩 나와서 쌍곡선 모양의 단면 두 개가 생겨요. 원·타원·포물선·쌍곡선을 통틀어 원뿔곡선이라고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전부 원뿔을 자르는 각도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도형들이에요.
각기둥이나 각뿔처럼 평평한 면으로만 이루어진 도형은 조금 다르게 움직여요. 육면체(정육면체)를 밑면과 평행하게 자르면 늘 정사각형이 나오지만, 비스듬히 자르면 직사각형·평행사변형·사다리꼴이 나오기도 하고, 심지어 한가운데 대각선에 딱 수직으로 자르면 정육각형이 나오는 신기한 경우도 있어요. 자르는 평면이 몇 개의 면을 어떤 순서로 지나가는지에 따라 단면의 변의 개수와 모양이 정해지는 거예요.
원기둥은 원뿔과 육면체의 성질을 함께 갖고 있어요. 밑면과 평행하게 자르면 원, 옆면과 나란한 방향으로 곧게 자르면 직사각형, 그 사이의 각도로 비스듬히 자르면 타원이 나와요. 각기둥·각뿔도 비슷해서, 밑면과 평행한 단면은 항상 밑면과 닮은 도형이고, 각도를 기울일수록 삼각형이나 오각형처럼 더 복잡한 단면이 나타나기도 해요.
이 원리는 교과서 밖에서도 쓰여요. 병원에서 찍는 CT·MRI 사진은 우리 몸을 얇은 평면으로 계속 잘라가며 단면 사진을 수백 장 찍은 다음, 그걸 다시 쌓아서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하는 원리예요. 건축이나 기계 설계에서 물체의 "단면도"를 그리는 것도 결국 안쪽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입체를 평면으로 잘라보는 것과 같은 생각이에요.
저희 체험 페이지에서는 원뿔·원기둥·육면체·삼각기둥·사각뿔 다섯 가지 입체를 3D로 직접 돌려보면서, 자르는 각도(θ)와 방향(φ), 위치를 슬라이더로 움직여 단면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미리 준비된 버튼을 눌러 "원이 되는 자리", "포물선이 되는 자리"처럼 특별한 단면도 바로 찾아가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