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띠를 그냥 둥글게 말아 끝을 붙이면 원통이 되고, 원통에는 당연히 "바깥쪽 면"과 "안쪽 면"이 따로 있어요. 그런데 종이띠를 붙이기 전에 한 번 살짝 비틀어서 끝을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겉면과 안면의 구분이 완전히 사라진 도형이 만들어져요. 이걸 뫼비우스의 띠라고 불러요.
직접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종이로 만들어보는 거예요. 긴 종이띠 한쪽 끝을 180도 비틀어서 다른 쪽 끝에 붙이고, 연필로 표면 위에 선을 계속 그어보세요. 펜을 떼지 않고 쭉 그으면, 원래는 "뒷면"이라고 생각했던 곳까지 선이 이어져 있고, 결국 출발점으로 돌아올 때까지 띠 전체를 한 바퀴 반이 아니라 정확히 두 바퀴를 돌아야 다시 만나요. 면이 하나뿐이니 가장자리도 하나뿐이에요 — 보통 종이 고리는 가장자리가 위·아래 두 개인데, 뫼비우스의 띠는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따라가 봐도 하나로 쭉 이어져 있어요.
이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확장하면 클라인 병이 나와요. 관 모양의 긴 통을 만든 다음, 한쪽 끝(목 부분)을 통의 옆면 안쪽으로 통과시켜서 반대쪽 끝과 안에서 이어붙이면 만들어지는 도형이에요. 이렇게 만들면 "안쪽 공간"과 "바깥 공간"의 구분 자체가 사라져요. 물을 부어도 어딘가에 고이지 않고, 표면 전체로 계속 퍼져나가기만 하죠.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클라인 병은 사실 3차원 공간 안에서는 스스로 겹치지 않게(자기 자신을 뚫고 지나가지 않게) 만들 수 없어요. 목 부분이 옆면을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건, 원래 4차원 공간에서만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는 도형을 억지로 3차원에 구겨 넣었기 때문에 생기는 "그림자" 같은 현상이에요. 마치 3차원 물체를 2차원 종이에 그리면 선이 겹쳐 보이는 것과 비슷해요.
뫼비우스의 띠와 클라인 병은 수학자들이 "면에 방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나온 개념이에요. 원통이나 공처럼 겉과 속을 분명히 나눌 수 있는 곡면을 양측곡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나눌 수 없는 곡면을 단측곡면이라고 불러요. 이 구분은 위상수학이라는 분야에서 도형을 늘리거나 구부려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성질을 연구할 때 아주 중요한 출발점이 돼요.
저희 체험 페이지에서는 3D로 렌더링된 뫼비우스의 띠 위에 직접 선을 그어보면서 두 바퀴를 돌아야 출발점에 닿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자동으로 두 바퀴 그리기" 버튼으로 그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도 볼 수 있어요. 클라인 병 탭에서는 슬라이더로 물을 채워보면서, 안과 밖의 경계 없이 표면 전체로 물이 번져나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