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은 도형을 그릴 때 아주 엄격한 규칙을 정해놓고 놀았어요. 눈금 있는 자도 안 되고, 각도기도 안 되고, 오직 눈금 없는 자(직선만 그을 수 있는 자)와 컴퍼스(원을 그리고,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도구)만 쓸 수 있었어요. 이 두 가지 도구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정확히 두 가지뿐이에요 — 이미 표시된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을 긋는 것, 그리고 이미 표시된 한 점을 중심으로 다른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반지름 삼아 원을 그리는 것.
이렇게 제한된 도구만으로도 놀라울 만큼 다양하고 정확한 도형을 만들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선분의 수직이등분선이에요. 선분 AB의 양 끝점을 각각 중심으로, 반지름을 AB로 하는 원을 두 개 그리면, 이 두 원은 선분 위쪽과 아래쪽에서 각각 한 점씩 만나요. 이 두 교점을 이으면, 신기하게도 그 직선은 AB의 정중앙을 정확히 지나면서 AB와 정확히 직각(90°)을 이뤄요. 자로 길이를 재거나 각도기로 각도를 재지 않고도, 순전히 "같은 반지름의 원 두 개가 만나는 자리"라는 성질만으로 완벽한 수직이등분선을 만든 거예요.
각의 이등분선도 비슷한 원리예요. 각을 이루는 두 변 위에 꼭짓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인 두 점을 표시하고, 그 두 점을 각각 중심으로 같은 반지름의 원을 그리면 새로운 교점이 하나 생겨요. 꼭짓점과 그 교점을 이으면, 원래 각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는 선이 완성돼요. 이번에도 각도를 전혀 재지 않고, 오직 "같은 거리, 같은 반지름"이라는 대칭성만으로 정확한 이등분을 만들어낸 거예요.
정삼각형 작도는 더 간단해요. 선분 AB를 한 변으로 삼고 싶다면, A와 B를 각각 중심으로 반지름이 AB인 원을 그리기만 하면 돼요. 두 원이 만나는 점 C는 정의상 A로부터도 AB만큼, B로부터도 AB만큼 떨어져 있으니, 삼각형 ABC는 세 변의 길이가 전부 AB로 같은 정삼각형이 될 수밖에 없어요.
이 정삼각형의 원리를 반복하면 정육각형도 만들 수 있어요. 원 하나를 그리고, 그 원 위의 한 점에서 시작해서 반지름을 바꾸지 않은 채로 계속 옆으로 옮겨가며 원을 그리면, 원둘레를 따라 정확히 6개의 점이 만들어져요. 이건 우연이 아니라, 정육각형의 한 변의 길이가 항상 그 외접원의 반지름과 정확히 같기 때문이에요 — 정삼각형 6개를 붙여놓으면 정육각형이 된다는 사실과 정확히 같은 이야기예요.
이렇게 자와 컴퍼스만으로 할 수 있는 작도에는 한계도 있어요. 정오각형이나 정팔각형처럼 조금 더 복잡한 작도도 가능하지만, 정칠각형(변이 7개인 정다각형)은 아무리 애써도 이 두 도구만으로는 절대로 작도할 수 없다는 것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어 있어요. 어떤 정다각형을 작도할 수 있는지는 변의 개수가 2의 거듭제곱과 "페르마 소수"(3, 5, 17, 257, 65537처럼 특별한 형태의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나는지에 달려 있는데, 7은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요. "임의의 각을 정확히 3등분하는 것"이나 "주어진 원과 넓이가 같은 정사각형을 그리는 것" 역시 이 두 도구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19세기에 증명됐어요.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사실조차 엄밀하게 증명할 수 있다는 게 수학의 재미있는 점이에요.
저희 체험 페이지에서는 먼저 "예시 보기"에서 네 가지 작도 과정을 단계별로 구경한 다음, "직접 작도하기"에서 컴퍼스와 곧은자를 직접 골라 클릭하면서 수직이등분선·각의 이등분선·정삼각형을 스스로 작도해볼 수 있어요. 정확하게 작도하면 바로 성공 표시가 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