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물선은 "이차함수 그래프"로 익숙하지만, 기하 시간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정의해요. 평면 위에 점 하나(초점)와 직선 하나(준선)를 정해놓고, 초점까지의 거리와 준선까지의 거리가 항상 똑같은 점들의 모임을 포물선이라고 불러요. 얼핏 낯설어 보이지만, 이 정의 하나에서 우리가 아는 포물선의 방정식은 물론이고, 위성 안테나가 왜 그릇 모양인지까지 전부 설명할 수 있어요.

준선 초점 F
점을 포물선 위 어디로 옮겨도, 초점까지 거리(보라)와 준선까지 거리(코랄)는 항상 같아요

이 정의를 좌표로 옮기면 우리가 아는 식이 그대로 나와요. 꼭짓점을 원점에 두고, 초점을 (0, p), 준선을 y = −p인 직선으로 두면(p는 꼭짓점에서 초점까지의 거리), 포물선 위의 점 (x, y)에서 초점까지의 거리와 준선까지의 거리를 같다고 놓고 풀면 x² = 4py라는 식이 나와요. 실험실 페이지의 "초점·준선 정의" 탭에서 슬라이더로 p와 포물선 위 점의 위치를 바꿔보면, 어디로 옮기든 두 거리가 정확히 같게 유지된다는 걸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p가 커질수록 초점이 꼭짓점에서 멀어지고, 포물선은 옆으로 더 완만하게 벌어져요.

그런데 포물선이 정말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따로 있어요. 바로 반사 성질이에요. 포물선의 축과 나란하게 들어오는 직선(빛이나 전파라고 생각해보세요)은, 포물선 면에 부딪혀 반사된 뒤 예외 없이 초점을 향해 꺾여요. 포물선 위 어느 지점에 부딪히든 상관없이 전부 초점 한 점으로 모이는 거예요. 이건 우연이 아니라, 조금 전 살펴본 "초점까지 거리 = 준선까지 거리"라는 정의로부터 기하학적으로 증명되는 성질이에요.

이 성질 덕분에 위성 안테나는 포물선을 3차원으로 회전시킨 포물면 모양으로 만들어요. 아주 먼 곳(사실상 무한히 먼 곳)에서 오는 위성 전파는 거의 평행하게 도달하는데, 포물면에 부딪힌 전파가 전부 초점 한 점으로 모이니, 그 자리에 수신기를 두면 미약한 신호를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어요. 반대 방향으로 써먹는 것이 손전등이나 자동차 헤드라이트예요. 전구를 초점 자리에 놓으면, 전구에서 사방으로 퍼지는 빛이 반사판(포물면)에 부딪힌 뒤 전부 축과 나란한 방향으로 꺾여 나가요. 그래서 흩어지지 않고 멀리까지 곧게 뻗어나가는 빛줄기를 만들 수 있는 거죠.

정리하면, 포물선은 "초점까지 거리 = 준선까지 거리"라는 하나의 규칙에서 출발해서, 방정식 x² = 4py로도 표현되고, 빛과 전파를 한 점으로 모으거나 반대로 평행하게 쏘아 보내는 반사 성질로도 이어져요. 실험실 페이지의 "반사 성질" 탭에서 p를 바꿔가며 여러 광선이 어떻게 꺾여 초점으로 모이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