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서 배운 삼각비(사인, 코사인, 탄젠트)는 딱 하나의 조건에서만 쓸 수 있었어요. 바로 직각삼각형일 때죠. 하지만 현실의 삼각형 대부분은 직각을 갖고 있지 않아요. 산꼭대기까지의 거리, 배 두 척 사이의 거리, 삼각측량으로 땅의 넓이를 재는 문제들은 죄다 직각이 아닌 삼각형을 다뤄요. 이럴 때 등장하는 게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이에요. 이 두 법칙만 있으면 어떤 모양의 삼각형이든 각과 변을 몇 개만 알아도 나머지를 전부 계산할 수 있어요.
먼저 사인법칙부터 볼게요. 삼각형의 세 각을 A, B, C라 하고 각각의 대변(마주보는 변)을 a, b, c라 하면, 다음 관계가 항상 성립해요.
이 비율이 항상 똑같다는 게 사인법칙의 핵심이에요. 심지어 이 값은 삼각형을 둘러싼 외접원의 지름(2R)과도 정확히 일치해요. 각이 클수록 그 대변도 길어지고, 삼각형이 전체적으로 커질수록 외접원도 커진다는 자연스러운 관계를 보여주는 식이죠. 사인법칙은 각을 두 개 알고 그 중 한 각의 대변을 알 때 (각-각-변, ASA나 AAS 상황) 아주 유용해요. 두 각을 알면 나머지 한 각은 180°에서 빼서 바로 구해지고, 대변 하나만 있으면 비례식을 세워 나머지 두 변까지 전부 구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 변 두 개와 그 사이에 낀 각(SAS 상황)만 알고 있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사인법칙을 바로 쓸 수 없어요. 아직 대응하는 변-각 쌍이 하나도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럴 때 필요한 게 코사인법칙이에요.
코사인법칙은 다음과 같아요. c² = a² + b² − 2ab·cosC (여기서 C는 변 a, b 사이에 낀 각). 이 식을 잘 보면 낯이 익죠? C가 90°라면 cosC = 0이 되어 식이 c² = a² + b²로 바뀌는데, 이건 바로 피타고라스 정리예요! 즉 코사인법칙은 피타고라스 정리를 직각이 아닌 모든 각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C가 90°보다 작으면 −2ab·cosC 항이 음수가 되어 c가 짧아지고, 90°보다 크면 이 항이 양수가 되어 c가 길어지는데, 이는 각이 뾰족할수록 마주보는 변도 짧아진다는 직관과 정확히 맞아떨어져요.
정리하면 이래요. 각을 두 개 이상 알고 그중 한 대변을 안다면 사인법칙, 변 두 개와 그 사이 낀 각을 안다면(혹은 변 세 개를 모두 안다면) 코사인법칙이에요. 두 법칙 모두 "직각이 있어야만 계산할 수 있다"는 중학교 삼각비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게 해줘요. 실험실 페이지에서 슬라이더로 각과 변의 길이를 직접 바꿔보면, 세 값 중 몇 개만 정해져도 삼각형 전체가 하나의 모양으로 고정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